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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미(雉尾)

관리자 2026-03-25 조회수 16

 '치미(雉尾)'

  •  Editor. 김정락 
  •  
  • 입력 2026.03.19 11:52
미술여행 김정락 수석편집위원
미술여행 김정락 수석편집위원

솔개꼬리란 뜻을 가진 이 말은 전래 건축에서 용마루 끝을 장식하던 부분을 의미한다. 그러니 건축의 가장 마지막 과정에 설치되는 것이다. 하늘과 맞닿는 지붕선의 양 끝에서 꼬리를 치켜든 듯 살짝 올려서 건축물에 품위와 격조를 안겨준다. 뿐만 아니라, 미학적으로도 무거울 수밖에 없는 건물의 무게감을 슬그머니 해소시키는 역할도 한다. 

언젠가 - 아마도 부여에 있는 국립박물관일 것으로 기억되는데 - 백제의 유물로 전시된 치미를 보았다. 상상했던 것보다 큰 크기에 놀랐다. 무려 2미터에 가까웠다. 이것으로 지금은 사라진 본체를 추정해보니, 상당히 거대한 규모의 건물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서양에도 이와 비슷한 장식물이 있다. 위치나 역할도 비슷하다. 고대 신전의 페디먼트(pediment)의 각진 부분에 놓였던 아크로테리온(acroterion)이란 장식물이다. 모양도 우리의 것이란 비슷한 양태를 띤다. 차이라면, 치미가 대개 동물에서 모티프를 구해 도식화한 것에 비하면, 아크로테리온은 그것을 식물에서 찾았다. 야자수(palmette)의 가지와 잎사귀를 기하학적인 형태로 발전시켜 놓은 것이 특징이다. 하나 더 있다면, 치미가 기와와 같은 재질과 형식을 띤다면, 아크로테리온은 외장의 대리석을 사용한다는 점이다.  

그래서인지 우리 건축은 땅을 딛고 하늘로 향하는 동(자)세를 취하고, 고대 그리스 건축은 마치 나무처럼 땅에서 자라난 모습으로 확고해졌다. 생각해 보니, 고대 신전건축에선 아크로테리온뿐만 아니라, 기둥의 머리나 프리즈 그리고 처마 부분에서도 식물형상을 응용한 장식으로 덮였다.

사족) 치미를 고유한 한국말인줄 알았는데, 사전을 찾아보니 ‘망새’가 우리식 표현이란다. 고려나 조선시대에는 용미나 취두라 부르기도 했다. 

오른쪽) 경주 황룡사지에서 발굴된 치미 

왼쪽) 아크로테리온, 티모테오스와 니콘의 기념건축의 일부, 기원전 4세기

오른쪽) 경주 황룡사지에서 발굴된 치미 /왼쪽) 아크로테리온, 티모테오스와 니콘의 기념건축의 일부, 기원전 4세기
오른쪽) 경주 황룡사지에서 발굴된 치미 /왼쪽) 아크로테리온, 티모테오스와 니콘의 기념건축의 일부, 기원전 4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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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크연구소 & 조너스솔크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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