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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츠커상 올해 수상자, 데이비드 앨런 치퍼필드

관리자 2023-03-08 조회수 410
프리츠커상 올해 수상자, 데이비드 앨런 치퍼필드
2018년 6월 아모레 신사옥 5층의 루프가든 옥상정원 공간에 선 데이비드 치퍼필드. 노형석 기자
2018년 6월 아모레 신사옥 5층의 루프가든 옥상정원 공간에 선 데이비드 치퍼필드. 노형석 기자

‘세계 건축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프리츠커상(Pritzker Architecture Prize)의 올해 수상자로 서울 용산 아모레퍼시픽 그룹 사옥을 설계한 영국 건축 거장 데이비드 앨런 치퍼필드(70) 경이 뽑혔다.

1979년 이 상을 제정한 뒤 줄곧 시상해온 미국 하얏트 재단은 7일 밤(한국시각) 52번째 수상자 선정 결과를 공개하고, 오는 5월 그리스 아테네에서 시상식을 연다고 공식 발표했다. 2016년 수상자인 칠레 건축가 알레한드로 아라베나가 위원장을 맡은 심사위원단은 치퍼필드의 수상 배경에 대해 “공공건물과 박물관부터 주거, 상업, 업무시설까지 다양한 건물 유형의 작업을 지속하면서 현대 미니멀리즘 건축 언어와 표현의 자유, 추상적 진술과 엄격하고 우아한 조형성 사이에서 균형을 잡고 명료한 존재감을 발산해왔다”고 설명했다.

한강대로 맞은편에서 바라본 아모레 퍼시픽 본사빌딩의 측면. 아모레퍼시픽 그룹 제공
한강대로 맞은편에서 바라본 아모레 퍼시픽 본사빌딩의 측면. 아모레퍼시픽 그룹 제공
치퍼필드 경은 런던 출신으로 1980년 영국 건축협회 건축학교(AA스쿨)를 졸업했다. 그 뒤 리처드 로저스, 노먼 포스터 같은 선배 거장들의 건축사무소에서 설계 실무 경력을 쌓았다. 1985년 건축사무소를 세웠고 그 뒤 40여년간 아시아와 유럽, 미주 등 전세계에서 고전성과 현대 미학이 조화를 이룬 특유의 건축물들과 도시 마스터플랜 등 100개 이상의 설계 작품들을 냈다. 특히 2014년 짓기 시작해 2017년 완공한 지상 22층, 지하 7층의 아모레퍼시픽 사옥은 달항아리 등의 조선백자에서 우러난 절제와 고요의 미학에서 영감을 얻은 대표작이다. 정연한 흰 정육면체 모양의 건물로 2만여개의 수직 차양 틀(루버)을 드리운 개성 있는 외관, 1~3층 내부 공간을 대중이 사방에서 출입이 가능하게 한 공공공간 조성 등으로 건립 당시부터 큰 주목을 받았다. 그는 완공 직후 <한겨레> 등 국내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시끄럽고 빌딩이 많은 도시에선 백자처럼 고요함을 지닌 공간이 더 큰 소리를 낼 수 있다”면서 “새 빌딩은 1층 사방이 뚫린 작은 마을 기능을 할 것”이라고 자부심을 드러낸 바 있다.
아모레 사옥 외에도 독일 베를린의 신미술관, 중국 상하이의 웨스트번드 미술관, 스페인 발렌시아의 아메리카스 컵 빌딩, 일본 이나가와 묘지 예배당 등이 유명하다. 영국 왕립건축협회의 로열 골드메달과 유럽연합에서 선정하는 ‘미스 반데어로에’(Mies Van Der Rohe) 상을 받았다. 최근에는 이탈리아의 고도 베네치아의 산마르코 광장을 회랑처럼 둘러싼 옛 행정관청 자리의 문화건축물 프로쿠라티에 베키에의 리모델링을 전통 공예 장인들과 협업하면서 진행하기도 했다.
스페인 발렌시아에 있는 아메리카스 컵 빌딩. 사진 제공 크리스티안 리히터스
스페인 발렌시아에 있는 아메리카스 컵 빌딩. 사진 제공 크리스티안 리히터스
한편, 치퍼필드는 이날 재단 보도자료에 공개된 소감문을 통해 “건축의 본질과 의미뿐 아니라 기후 변화와 사회적 불평등의 실존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건축가로서 계속 기여하고 관심을 기울이라는 격려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건축가로서 더 아름다운 세상뿐 아니라 공정하고 지속 가능한 세상을 만드는 데 더욱 적극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알고 있다. 다음 세대가 비전과 용기를 가지고 책임을 받아들이도록 영감을 주어야 한다”고 말했다.노형석 기자 nuge@hani.co.kr